샤오미 1만원대 무선 이어폰, 中 ‘극가성비’ 전자제품, 국내 시장 빠르게 잠식

샤오미 1만원대 무선 이어폰… 中 ‘극가성비’ 전자제품, 국내 시장 빠르게 잠식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IT 브랜드, 중소기업 넘어 대기업 정조준

샤오미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1만원대 무선 이어폰이 업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레드미 버즈 6 플레이(Redmi Buds 6 Play)’는 가격이 단 1만980원임에도 불구하고, AI 기반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최대 7시간 30분 연속 재생이라는 고성능을 탑재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애플의 에어팟이나 삼성의 갤럭시 버즈 등 10만~20만원대 프리미엄 이어폰과 비교해도 10분의 1 수준의 가격이다. 단순한 ‘저가 보급형’이라는 기존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사례다.

저가에서 기술 중심으로… 중소기업 넘어 대기업 겨냥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제 더 이상 ‘싼 맛’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과거엔 손 선풍기, 미니 가전 등 단순한 생활용품 중심으로 국내에 진출했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AI·반도체 칩셋·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등 고급 기술을 탑재한 중·고가 전략 제품으로 본격 공세에 나서고 있다.

레노버는 최근 퀄컴 칩셋을 탑재한 AI 태블릿을 한국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애플 최고 사양 아이패드 프로의 절반 가격이지만, 자체 AI 비서 기능으로 인터넷 없이도 문서 요약 등 지능형 작업이 가능하다. 이처럼 AI·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제품으로 하이엔드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샤오미는 스냅드래곤 칩이 탑재된 고성능 스마트폰도 국내에 새롭게 선보였다. 올 1월엔 서울 여의도에 한국 법인 ‘샤오미 코리아’를 설립하고 첫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며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삼성·LG의 안방, 프리미엄 TV 시장도 공략

중국 TV 제조사 TCL은 4K UHD 해상도와 구글 TV 기능을 지원하는 ‘Q6C’를 국내에 출시했다.
65인치 기준 약 100만원대 가격으로, 삼성전자 QLED TV보다 50만원 이상 저렴하다. TCL은 미니 LED 기술을 앞세워 삼성과 LG가 장악한 프리미엄 대형 TV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TV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TCL은 14%로 2위를 기록, 삼성전자(16%)와의 격차를 바짝 좁혔다.
3위 하이센스(12%)와 5위 샤오미(5%)까지 포함하면, **중국 TV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무려 31%**로 삼성·LG를 추월한 수치다.

기술력까지 앞선다… 로봇청소기·액션캠도 중국이 ‘강세’

과거 ‘카피캣’이라는 비판을 받던 중국 기술은 이제 선도적인 위치까지 올라섰다.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Roborock)**은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삼성·LG 제품보다 비싸지만 더 인기가 있는 사례로 꼽힌다.

또한 드론 명가로 알려진 DJI는 이제 액션캠 시장에서도 **고프로(GoPro)**를 위협하고 있다. 두 기업의 최신 제품을 비교하면, DJI 제품은 가격이 약간 더 저렴하면서도 배터리 수명, 영상 안정화, 충전 속도 등에서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싼 게 비지떡’ 시대는 끝났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품은 이제 ‘싼 맛’에 사는 시대가 지났다”며 “실제로 기술력이나 성능 면에서 뛰어난 경우도 많고, A/S(애프터서비스) 기반도 확장 중이라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선 기술 격차에 대한 자부심만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소비자들은 이미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서 **‘기술력 대비 가격’**이라는 관점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기술, 영상처리, 스마트 센서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독자적 기술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단순 비교 불가능한 새로운 경쟁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