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주

전통주, 전통가양주, 수박향이 가득한 녹파주(綠波酒)

가천 이박사 2025. 4. 6. 00:45

수박향이 가득한 녹파주(綠波酒)

1. 녹파주(綠波酒) 개요

녹파주는 고려시대부터 빚어져 온 전통 청주로, 술빛이 물결치는 푸른 파도처럼 맑고 은은하게 푸르스름하여 "녹파(綠波)"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이름처럼 잔에 따랐을 때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물결처럼 아름답고 청명한 인상을 준다.
이 술은 유하주, 방문주 등과 함께 대표적인 상용 청주로 꼽히며, 조선시대의 다양한 고조리서—『음식디미방』, 『수운잡방』, 『규합총서』, 『고사십이집』 등—에 그 제조법이 전해진다.
녹파주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엷은 수박향과 맑은 술빛이다. 청초하고 산뜻한 풍미는 현대인의 입맛에도 잘 맞으며, 잔에 따랐을 때 그 향이 고요히 퍼지며 자연과 어우러진 듯한 정취를 자아낸다.

2. 녹파주 밑술 빚기

1) 재료

  • 멥쌀: 3말 5되
  • 누룩가루: 2되
  • 밀가루(진말): 2되
  • 끓는 물: 3말

2) 빚는 법

  1. 멥쌀 3말 5되를 깨끗이 씻고 곱게 가루낸다(백세세말).
  2. 끓는 물 3말을 멥쌀가루에 붓고 고루 저어 범벅처럼 갠다.
  3. 이를 넓은 용기에 펴서 차게 식힌다.
  4. 식은 쌀범벅에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각각 2되씩 넣고 고루 섞는다.
  5. 술독에 담아 밀봉하고, 따뜻한 곳에서 약 6일간 발효시킨다.

※ 밀가루는 발효과정 중 잡균의 침입을 막고, 맑은 술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녹파주 덧술 빚기

1) 재료

  • 멥쌀: 5말
  • 끓는 물: 5동이

2) 빚는 법

  1. 멥쌀 5말을 백세하고,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고두밥을 짓는다.
  2. 고두밥에 끓는 물 5동이를 붓고 하룻밤 동안 식히거나, 넓은 곳에 펴서 차게 한다.
  3. 차게 식은 고두밥에 앞서 만든 밑술을 넣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만든다.
  4. 술독에 담아 15일간 발효시킨다.

※ 덧술에서는 밑술과 고두밥이 잘 섞이도록 주의하며, 발효 중 온도와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4. 녹파주의 특성과 술빚기 요령

녹파주는 다른 전통주보다 비교적 많은 양의 술을 얻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해맑은 술빛과 은은한 수박향이 가장 큰 매력이다. 오이나 녹즙과 비슷한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데, 이는 멥쌀과 끓인 물의 조화, 그리고 밀가루의 첨가로 잡균 없이 맑게 발효되었기 때문이다.
밑술과 덧술 모두 끓인 물을 쌀과 동량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술의 풍미를 깔끔하게 하고, 발효를 안정적으로 도와준다. 특히 밑술에서의 '반죽(범벅)' 상태는 설익은 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전통적인 발효 방식 중 하나로, 유익균 발효를 촉진시킨다.
녹파주는 잔에 따를 때 반짝이는 파도처럼 술빛이 아름답게 반사되며, 마셨을 때는 은은하게 퍼지는 수박향이 입안을 맴돈다. 여름철 얼음과 함께 시원하게 마시거나, 청량한 전채 요리와 곁들여 마시면 그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참고 문헌

  • 『음식디미방』
  • 『역주방문』
  • 『고사십이집』
  • 『수운잡방』
  • 『규합총서』
  • 『양주방』
  • 『시의전서』
  • 『임원십육지』

 

전통 녹파주의 멋은 살리면서도, 현대 소비자—특히 20~30대—의 입맛과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응용한 저도수 또는 세미 스파클링 녹파주 레시피를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현대적인 녹파주 레시피 (저도수 / 스파클링 스타일)

 콘셉트

  • 풍미 유지: 전통 녹파주의 맑은 술빛과 은은한 수박향을 유지
  • 도수 조절: 6~8도 정도의 저도수
  • 탄산감: 은은한 스파클링 감을 더해 청량하고 가볍게
  • 현대감성: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도록 감각적인 패키징과 플레이버 조정

1. 기본 재료

재료양
멥쌀 1kg
누룩 200g
밀가루 50g
정제수 (끓여 식힌 물) 2.5~3L
수박 퓌레 or 수박즙 (선택) 100~150ml (저온 살균 또는 냉동 퓌레 형태 추천)
효모 (선택) 청주용 / 스파클링 전용 효모 사용 시 1g

※ 일반 누룩만 사용해도 되지만, 보다 맑은 풍미와 통제된 발효를 원하면 상업용 청주 효모를 소량 첨가하세요.


2. 간단한 제조법 (저도수 + 탄산 버전)

 1) 밑술

  1. 멥쌀 1kg을 씻어 하룻밤 침지한 뒤, 고두밥으로 찐다.
  2. 찐 고두밥을 식힌 뒤, 누룩 100g + 밀가루 50g과 잘 버무린다.
  3. 깨끗한 발효 용기에 담고, 정제수 1.5L를 붓고 1차 발효 (25~27도에서 4일).
  4. 1~2일 차 즈음에 잘 저어주는 것이 좋음.

 2) 덧술

  1. 고두밥 1kg 추가 찐 후 식힌다.
  2. 물 1.5L + 수박 퓌레(또는 생과즙) 100ml를 혼합해 식힌 밥과 잘 섞는다.
  3. 밑술에 덧술 재료를 넣고 잘 버무려 2차 발효 (10일 내외).
  4. 총 발효 기간은 12~14일. 중간에 하루 1회 저어주기.

3. 스파클링 & 병입

 탄산감 주기

  • 발효 완료 후, 잔당을 조금 남긴 상태에서 병입하고 밀봉하면 자연탄산 생성 가능
  • 또는, 1차 발효 종료 직전 병입 후 병내 탄산 발효
  • 혹은 안정성을 위해 발효 완료 후, 소량의 잔당과 스파클링 효모를 첨가하여 병내 2차 발효 (3~4일)

⚠️ 주의 사항

  • 병입 후 과탄산 발생 방지를 위해 탄산 발효는 냉장 보관하며 압력용기나 PET 병 사용 권장
  • 완전히 마른 상태로 병입 시엔 탄산이 거의 없음

4. 현대적 스타일링 및 향미 팁

  • 패키지: 투명 유리병 + 은은한 녹색 라벨 + 수박 일러스트
  • 풍미 보강: 수박즙 외에 바질 or 오이향 살짝 가미해 그린 노트 강조
  • 음용 방식:
    • 차갑게 냉장 후 샴페인 잔 or 얇은 와인잔에 서빙
    • 얼음 + 수박 슬라이스 + 민트로 칵테일 스타일 제공 가능
    • 식전주 또는 디저트주로 활용

 타겟 마케팅 포인트

  • **"푸른 물결 속에 수박 한 조각"**이라는 감성 슬로건 사용
  • 여름 한정 라인업 or 팝업 바 활용
  • 로우 알코올 / 내추럴 발효 트렌드와 연결